설교 준비는 언제 하십니까?


가끔 우리 교회 성도님들이 제게 설교 준비는 언제 하는지 묻곤 하십니다. 지난 학기 성서침례 신학대학원에서 [목회와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칠 때에도 학생들(목사님들)이 제게 "대학에서 강의하고, 성경공부 인도하러 다니고, 날마다 홈페이지와 카카오스토리에 글을 올리는데, 설교는 언제 준비합니까?"라고 물으시더군요.

제게는 설교를 준비하는 시간이 딱히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을 읽다가, 버스 안에서 성경 구절을 묵상하다가, 성경공부 준비를 하다가, 신앙 상담을 하다가 "이런 것은 우리 성도들을 위해 설교에서 한 번 다루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것이 설교 주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주제와 관련된 성경 본문을 정하고, 그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하면서 설교를 준비합니다. 제가 주로 설교 원고를 집필하는 시간은 새벽 시간입니다.

대개 주일 설교는 두 달 전에 설교 주제를 선정하고, 한 달 전이면 설교 개요가 거의 대부분 다 준비됩니다. 제가 찬양팀에게는 보름 전에 다음 달 설교제목과 본문구절을 넘겨주는데 이때에는 설교 본문이 거의 다 완성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거기 목사님들은 대부분 일년치 설교 주제와 본문 구절을 미리 정해둔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특정 주제에 편향되지 않고 하나님, 천국, 지옥, 구원, 교회, 종말, 헌신, 성장, 상급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년중 고르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그때 그때 성도들의 필요를 관찰하고 설교에 반영하기는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금요일 저녁에 주일 설교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목사님들마다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성향과 스타일,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므로 누가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저는 지금처럼 한 두 달 전에 미리 설교를 준비하는 것이 더 편합니다.

이렇게 설교를 미리 준비하는 이유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할 여유를 갖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준비한 설교라고 하더라도 찬찬히 읽어보고 더 다듬고 보완하려면 아무래도 시간적 여유가 넉넉한 것이 더 낫기 때문입니다. 

또한 설교를 미리 준비해두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나 주변 환경에 의해 설교가 좌우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어떤 목사님들은 그 주간에 일어났던 텔레비전 뉴스나 시사적인 내용들을 소재로 설교를 준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재난과 사고, 남북 군사적 긴장, 전염병, 부정부패 등을 성경적으로 조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나 시대 흐름에 따라 설교 주제를 택하는 것보다 성경 말씀에서 설교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교회 성도들의 필요를 관찰하고 그것을 설교에 반영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필요를 발견했다고 해서 그것을 바로 다음주 설교에 포함시키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면 설교를 듣는 분들이, "아, 저건 이번 주에 있었던 그 일 때문이구나"라고 생각하여 그 설교를 특정한 사람들을 향한 것으로 여기고 자기에게는 적용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나 성도들의 필요를 발견하면 그것을 앞으로 3-4개월 뒤에 하게 될 설교에 반영합니다. 그래야만 저도 사람에 대한 편견이 없이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 설교를 준비할 수 있고, 듣는 분들도 쓸데없는 추측이나 오해없이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설교 시간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성도들과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하는 것들,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변화되었으면 하는 것들을 선포합니다. 말씀을 선포하는 자도 듣는 자도 모두 함께 은혜에 동참하고, 각각 그 말씀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필요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